일반형사 칼럼

피해자 합의 및 처벌불원

 

피해자와의 합의 및 처벌불원

 

피해자와의 합의는 성범죄 양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사정입니다. 그렇지만 합의서를 받았다는 사실과 양형기준상 '처벌불원'이 인정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판결들을 살펴보면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의미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지까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 01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면 선처받을 수 있나요?

 

피해자와의 합의는 분명히 유리한 양형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노3678 판결은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더 이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을 언급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고단4845 판결에도 합의와 처벌불원이 등장합니다.

 

다만 합의했다고 형이 자동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범행의 중대성은 그대로 평가되고, 피해자가 실제로 어떤 의사를 밝혔는지 등도 함께 따져봅니다.

 

관련 판례 대구지방법원 2015. 6. 25. 선고 2014노3678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11. 24. 선고 2017고단4845 판결

 

• 02 성범죄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무엇이 다른가요?

 

합의는 피해 회복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당사자 사이에 이루어진 약정을 뜻합니다. 반면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말하는 '처벌불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법적·사회적 의미를 이해한 상태에서 표시했는지까지 봅니다.

 

여기에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 합의를 위한 노력, 상당한 피해 보상이 있었는지도 살핍니다. 결국 서류 제목이 '합의서'인지 '처벌불원서'인지보다 그 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가 중요합니다.

 

참고 근거 성범죄 양형기준상 '처벌불원' 정의(판결번호 미기재)

 

• 03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무조건 감형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처벌불원 의사가 법원에서 실질적으로 인정돼야 하고, 인정되더라도 다른 양형 사정과 함께 평가됩니다. 실제 판례에는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했는데도 진정한 의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여러 개 있습니다.

 

서류를 제출했는지보다 어떤 압박이나 오해 없이 작성됐는지, 실제 보상이 있었는지, 작성 뒤에도 같은 의사를 유지했는지를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관련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0. 6. 4. 선고 2018노3441 판결

 

• 04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의 부모가 합의하면 처벌불원이 인정되나요?

 

부모의 의사만으로 곧바로 피해자 본인의 처벌불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노3441 판결은 사건의 유형, 피해자의 나이, 합의의 실질적인 주체와 내용, 합의 전후의 정황, 보호자와 피해자의 태도를 종합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어린 피해자의 생각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면 부모가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감경인자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 사건에서 단순 합의에만 기대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관련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0. 6. 4. 선고 2018노3441 판결

 

• 05 미성년자가 처벌불원서를 썼는데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나요?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노3441 판결에서는 피해자의 내심과 합의 과정에서의 부담, 아버지를 통한 무리한 합의 요구 정황 등을 살펴 처벌불원서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고합162 판결에서도 피해자의 실제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처벌을 원한다는 진술이 있어 처벌불원이 배척됐습니다. 서류보다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관련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0. 6. 4. 선고 2018노3441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3고합162 판결

 

• 06 피해자가 부모의 설득 때문에 용서한다고 하면 유효한 처벌불원인가요?

 

부모의 설득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피해자가 스스로 의미를 이해하고 처벌불원을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합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고합30 판결에는 피해자가 용서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어머니를 위해 한 번 용서하려는 마음을 함께 갖고 있었다는 의견이 등장합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어린 나이와 보상 사정 등을 함께 검토해 처벌불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미성년자의 복잡한 감정을 단순히 '용서했다'는 말로 정리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관련 판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 4. 13. 선고 2017고합30 판결

 

• 07 장애가 있는 성범죄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부산고등법원 2018노240 판결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더 만나지 않으면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만으로 진지한 노력과 상당한 보상을 통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0노691 판결에서도 보호자 조력 없이 작성된 서류와 미지급 합의금 문제가 고려됐습니다.

 

관련 판례 부산고등법원 2018. 9. 19. 선고 2018노240 판결; 수원고등법원 2021. 1. 21. 선고 2020노691 판결

 

• 08 외국인 피해자가 처벌불원서에 서명했어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0노25 판결에서는 한국어를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됐지만, 이후 법정에서 피해자가 엄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제출 경위와 진술 등을 살펴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언어 문제나 제3자의 요청이 개입됐다면 서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례입니다.

 

관련 판례 광주고등법원(제주) 2020. 4. 22. 선고 2020노25 판결

 

• 09 합의금을 지급했는데도 처벌불원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돈을 지급하거나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만으로 진정한 처벌불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2022노213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합의 뒤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를 탓했고, 약정된 보상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도 불분명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처벌불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지급 액수보다 실제 피해 회복과 합의 과정의 진정성, 피고인의 태도가 함께 뒷받침되느냐입니다.

 

관련 판례 광주고등법원(전주) 2023. 4. 19. 선고 2022노213 판결

 

• 10 성범죄 합의금이나 공탁금 액수는 선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나요?

 

관련 판결들을 보면 7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사례, 400만 원 지급과 처벌불원이 언급된 사례, 200만 원을 공탁한 사례 등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사건마다 피해 내용과 합의 경위가 다르기 때문에 금액만 나열해 선처의 기준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공탁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와 같지 않습니다. 판결에서 금액이 언급됐더라도 피해 회복의 실질과 피해자의 의사를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관련 판례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5. 6. 25. 선고 2025고단433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5. 30. 선고 2023고단654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9. 23. 선고 2016고합255 판결

 

※ 판례 인용을 실제 사건에 활용할 때에는 해당 판결문 원문과 적용 법령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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