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형사 칼럼

보이스피싱 형사 무죄 후 민사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 있나요?

 
  1. 1.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의 분리 원칙
  2. 2.. 민사상 공동불법행위(과실 방조) 성립 요건
  3. 3.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통장 명의인을 상대로 민사 청구를 하는 근거는 주로 민법 제760조 제3항의 과실에 의한 방조입니다 (민법 제760조 제3항).
  4. 4.가. 예견가능성
  5. 5.나. 상당인과관계
  6. 6.형사 무죄 판결의 민사소송에서의 증거력
  7. 7.실제 판례 경향 — 형사 무죄·불기소 후 민사 결과
  8. 8.가. 민사 청구 기각 사례 (예견가능성 부정)
  9. 9.나. 민사 책임 인정 사례 (예견가능성 긍정)
  10. 10.실무적 시사점
1.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의 분리 원칙
 

형사상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713 판결).

 

또한 형사재판에서의 무죄판결은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일 뿐, 적극적으로 반대사실(공소사실의 부존재)이 증명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지 않으므로, 형사 무죄판결이 있더라도 민사법원은 독자적으로 불법행위 성립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전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110825 판결).

 

따라서 형사 무죄 후에도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다수 존재합니다.

 
. 민사상 공동불법행위(과실 방조) 성립 요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통장 명의인을 상대로 민사 청구를 하는 근거는 주로 민법 제760조 제3항의 과실에 의한 방조입니다 (민법 제760조 제3항).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며, 민사법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합니다. 다만 과실에 의한 방조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다음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가. 예견가능성
 

접근매체를 양도·대여할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기초하여, 그 접근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개별 거래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명의자가 예견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80606 판결).

 

예견가능성 판단 시 고려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려 요소예견가능성 인정에 불리한 사정예견가능성 인정에 유리한 사정
양도·대여 목적 및 경위대출 사칭에 속아 교부대가를 받고 적극적으로 제공
대가·이익의 존부대가 없음금전적 대가 수령
양수인의 신원신원 확인 가능한 지인성명불상자, 비정상적 접촉
접근매체 수1개다수 계좌 동시 제공
형사처벌 이력없음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력
업무 지시의 비정상성통상적 거래 형태비밀 유지 요구 등 이상 지시
 


 
나. 상당인과관계
 

예견가능성 외에도 방조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이미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해당 계좌가 단순히 이용된 수단에 불과한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34985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6. 2. 선고 2015나11714 판결).

 


 
3. 형사 무죄 판결의 민사소송에서의 증거력
 

형사 무죄판결은 민사소송에서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으나, 민사법원을 구속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대전지방법원은 "민사나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관하여 민사소송에서 이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있는 민사나 형사판결에서의 인정사실은 이를 채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 있지 아니한 이상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110825 판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또는 약식명령을 받은 경우, 그 처분 자체가 곧바로 보이스피싱 사기 방조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는 접근매체의 대여·양도 자체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그 유죄 여부가 사기 등 다른 범행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3나58916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나208821 판결).

 
4. 실제 판례 경향 — 형사 무죄·불기소 후 민사 결과
 


 
가. 민사 청구 기각 사례 (예견가능성 부정)
 

대출 사칭에 속아 1개의 계좌 접근매체를 교부하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 예견가능성이 부정되어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5. 11. 6. 선고 2024가단141506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3나58916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5. 21. 선고 2024나307111 판결).특히 피해자가 이미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계좌가 이용된 수단에 불과한 경우 상당인과관계도 부정됩니다 (부산지방법원 2016. 6. 2. 선고 2015나11714 판결). 김용덕 외 46인, 『주석 민법 채권각칙 제8권[제5판]』, 한국사법행정학회(2022년), 466-467면

 

• 대출 사칭에 속아 1개의 계좌 접근매체를 교부하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 예견가능성이 부정되어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5. 11. 6. 선고 2024가단141506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3나58916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5. 21. 선고 2024나307111 판결).

 

• 특히 피해자가 이미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계좌가 이용된 수단에 불과한 경우 상당인과관계도 부정됩니다 (부산지방법원 2016. 6. 2. 선고 2015나11714 판결). 김용덕 외 46인, 『주석 민법 채권각칙 제8권[제5판]』, 한국사법행정학회(2022년), 466-467면

 
나. 민사 책임 인정 사례 (예견가능성 긍정)
 

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형사 무죄·불기소와 무관하게 민사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가를 받고 다수의 법인 계좌를 개설하여 조직적으로 접근매체를 유통한 경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7. 4. 선고 2021가단11668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2가단5258555 판결)비정상적인 업무 지시(금액 확인 금지, 채무자와 대화 금지 등)를 받고도 현금 수거 업무를 수행한 경우 (대전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110825 판결)보이스피싱에 사용될 통장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고 예견가능성이 충분한 경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3. 28. 선고 2010가단50237 판결)

 

• 대가를 받고 다수의 법인 계좌를 개설하여 조직적으로 접근매체를 유통한 경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7. 4. 선고 2021가단11668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2가단5258555 판결)

 

• 비정상적인 업무 지시(금액 확인 금지, 채무자와 대화 금지 등)를 받고도 현금 수거 업무를 수행한 경우 (대전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110825 판결)

 

•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통장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고 예견가능성이 충분한 경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3. 28. 선고 2010가단50237 판결)

 


 
5. 실무적 시사점
 

형사 무죄를 받은 통장 명의인이 민사 청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경위(대출 사칭 등 기망에 의한 것임)금전적 대가를 전혀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제공한 계좌가 1개에 불과하다는 점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을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피해자가 이미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계좌가 단순히 이용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상당인과관계 부정 주장)형사 무죄판결의 이유 및 그 판단 내용

 

•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경위(대출 사칭 등 기망에 의한 것임)

 

• 금전적 대가를 전혀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

 

• 제공한 계좌가 1개에 불과하다는 점

 

•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을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

 

• 피해자가 이미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계좌가 단순히 이용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상당인과관계 부정 주장)

 

• 형사 무죄판결의 이유 및 그 판단 내용

 

결론적으로, 형사 무죄 후에도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며, 민사법원은 형사판결에 구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예견가능성과 상당인과관계를 심리합니다. 다만 단순히 대출 사칭에 속아 1개의 계좌를 교부하고 대가도 없었던 경우에는 예견가능성이 부정되어 민사 청구도 기각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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