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뉴스> 낙태죄, 행위의 완료와 출생 이후의 책임을 구분하는 법

낙태죄를 이해할 때는 임신을 끝내려는 행위가 언제 이루어졌는지와 살아서 출생한 아이에게 이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종전 법리에서 낙태행위의 완료는 태아가 사망했는지에만 달려 있지 않았습니다. 살아서 출생한 아이의 생명을 침해한 행동은 그 앞의 임신중절과 구별하여 판단합니다. 다만 현재의 처벌 문제를 설명하려면 일부 낙태죄 조항의 효력 상실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1. 1.낙태라는 말에 담긴 두 가지 행위
  2. 2.태아가 살아 있으면 행위가 끝나지 않은 걸까요?
  3. 3.살아서 출생한 미숙아에 관한 판결이 보여주는 경계
  4. 4.분만이 시작된 시점도 살펴야 합니다
  5. 5.현재 처벌 안내는 종전 법리와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6. 6.사건의 시간을 나누면 확인할 내용이 보입니다
  7. 7.생존 가능성이 낮았다는 말만으로 결론을 낼 수 있을까요?
낙태라는 말에 담긴 두 가지 행위
 

종전 낙태죄의 설명은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는 경우와 모체 안에서 살해하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두 행위는 이루어지는 장소와 경과가 다릅니다. 앞의 경우에는 모체 밖으로 배출되었다는 사실이, 뒤의 경우에는 모체 안에서 생명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이 설명의 중심이 됩니다.

 

여기서 ‘인위적으로’라는 표현은 사람이 개입하여 해당 결과를 일으켰다는 뜻입니다. 임신이 끝났다는 결과만으로 그 과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지요. 실제로 무슨 행동이 있었고 그 행동이 어떤 변화로 이어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경과와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행동을 뒤섞으면 사건을 설명하는 첫 단계부터 어긋날 수 있습니다.

 

‘자연분만기에 앞서’라는 말도 일상적인 출산 예정일과 가볍게 바꾸어 쓰기 어렵습니다. 출산 예정일은 예상하는 날짜이고, 사건에서 문제 되는 분만의 진행 상태는 실제 몸에서 일어난 경과입니다. 날짜만 보고 태아인지 사람인지 정하는 방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행위 당시의 상태를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낙태라는 명칭을 들으면 태아의 사망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종전 법리는 배출이라는 행위와 사망이라는 결과를 구별하여 설명합니다. 생명이 유지된 상태로 모체 밖에 나왔다는 사실도 그 구별 속에서 읽어야 합니다. 행위를 설명하는 단어 하나가 이후의 법적 평가까지 모두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Q.태아가 살아 있으면 행위가 끝나지 않은 걸까요?
 

형법에서 기수란 법이 정한 범죄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어 범죄가 완성된 상태를 말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전부 얻었다는 일상적인 의미와 같지 않습니다. 무엇을 완성의 기준으로 삼는지는 각 범죄의 요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종전 낙태죄의 기수 설명에 따르면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한 경우, 그 뒤 태아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위가 미완성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모체 밖으로 배출되었다는 사실과 생존 여부가 서로 다른 판단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종전 낙태죄 법리에서 태아의 사망은 인위적인 배출행위가 완성되었는지를 정하는 필수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망이나 생존이 사건 전체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존 여부는 출생 이후의 상태와 후속 행동을 판단할 때 다시 문제가 됩니다. 어떤 항목에서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설명을 사건의 모든 쟁점에 넓혀 적용하면 안 됩니다. 기수 여부에 대한 답과 이후의 생명 침해에 대한 답은 나누어야 하지요.

 

또한 법률상 행위가 완성되었다는 설명을 의료행위가 끝났다는 말로 바꾸어서도 안 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범죄 요건에 관한 판단입니다. 이후에 어떤 치료가 필요했는지, 어떤 의료적 대응이 가능했는지는 당시 상태에 관한 자료와 별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률 용어 하나로 의료적 의무의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에 관한 판결이 보여주는 경계
 

대법원 2003도2780 판결은 산부인과 의사가 약물에 의한 유도분만으로 낙태 시술을 한 뒤,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하자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하게 한 사안을 다룹니다. 판결을 읽을 때는 시술과 출생, 출생 후의 주입행위, 사망이라는 순서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법원은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적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의료행위 없이 적극적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미숙아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범의는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를 뜻합니다. 여기서는 살아서 출생한 아이를 죽게 하려는 의사가 문제 되었습니다.

 

판결의 중심은 미숙아라는 명칭에 있지 않습니다. 생존할 확률이 적다는 사정도 아이가 이미 사망했다는 뜻으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출생 후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적극적인 행동이 있었고, 그 행동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판단의 바탕입니다. 생존 전망이 낮다는 설명은 살아서 출생한 아이에게 적극적인 생명 침해를 해도 된다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을 모든 미숙아 사망 사건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곤란합니다. 미숙아가 사망했다는 결과만 같은 경우에도, 그 사이에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판결에서 확인되는 적극적인 주입행위와 그에 관한 고의 판단을 빼고 사망 결과만 비교하면, 법원이 판단한 범위를 벗어나게 됩니다.

 

의사가 원래 임신중절을 목적으로 시술했다는 사실도 출생 후 행동의 의미를 지워 주지 않습니다. 처음의 목적과 나중의 행동은 연결된 경과 속에 있지만 법적 판단에서는 각 단계에 해당하는 사실을 따로 읽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시술’이라는 말로 묶으면 살아서 출생한 순간 이후의 행동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만이 시작된 시점도 살펴야 합니다
 

형법에서 사람의 생명이 언제부터 보호되는지는 낙태와 살인을 구별하는 설명에 연결됩니다. 자연분만의 경우 판례는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하여 분만이 개시된 때를 사람의 시기로 봅니다. 이를 진통설 또는 분만개시설이라고 부릅니다. 몸 밖으로 완전히 나온 뒤에야 사람으로 보호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라서 행위가 출생 전인지 후인지 나누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아직 몸 밖으로 완전히 나오지 않았더라도 분만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에 따라 살펴야 할 법적 기준이 있습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출생 장면만을 기준으로 삼는 이해는 이러한 논의를 놓칩니다.

 

제왕절개에서는 대법원 2005도3832 판결이 설명한 구별도 필요합니다. 의학적으로 수술이 가능했고 규범적으로 수술이 필요했던 시점을 곧바로 분만의 시작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수술이 가능하거나 필요하다는 평가와 실제로 분만이 개시되었다는 사실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이 구별은 의료적인 필요성을 가볍게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률상 사람의 시기를 정할 때 서로 다른 의미의 기준을 바꾸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해당 판결이 다루지 않은 수술 단계별 기준까지 덧붙여 결론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확인되는 법리의 범위를 지키면서 실제 상태를 대조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현재 처벌 안내는 종전 법리와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종전 형법 제269조 제1항은 자기낙태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2년 이하의 징역을 정했습니다. 다만 해당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2021년 1월 1일부터 그 조항에 따른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위 형량을 현재 자기낙태와 의사의 동의낙태에 그대로 적용되는 기준처럼 안내하면 부정확합니다.

 

효력이 상실된 범위와 모든 관련 행위의 책임을 같은 것으로 보아서도 안 됩니다. 출생 후 살아 있는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는 앞서 설명한 별도의 판단 대상입니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의 살인죄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낙태 관련 일부 처벌규정의 효력 상실이 출생 후의 생명 침해까지 허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거 판결을 소개할 때도 그 판결의 법리와 오늘의 처벌 가능성을 구분해야 합니다. 과거의 판단이 어떤 사실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는지 설명하는 일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설명을 읽은 독자가 지금도 같은 조항으로 처벌된다고 오해하지 않도록 현재의 효력 상태를 함께 밝히는 것이 맞습니다.

 

사건을 상담할 때에는 행위가 이루어진 날짜, 문제 삼는 행동, 적용을 검토하는 조항을 한꺼번에 확인합니다. ‘낙태죄’라는 검색어만으로 현재의 모든 책임을 답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출생 후 행동이 포함된 사건이라면 그 부분을 빠뜨리지 않고 별도로 설명해야 합니다.

 
사건의 시간을 나누면 확인할 내용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분만 전의 상태를, 다음에는 실제 출생 여부를, 그 뒤에는 아이에게 이루어진 행동과 사망의 경과를 살펴봅니다. 자료를 정리하는 목적도 이 순서를 정확히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한 장의 기록에 시술과 출생, 이후 조치가 함께 적혀 있다고 해서 하나의 법적 평가로 묶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술에서는 직접 본 사실과 다른 사람에게 들은 설명을 구별합니다. 본인이 출생 당시 상태를 관찰하지 않았다면 그 공백을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사망 소식을 들었다는 사실과 특정 행동 직후 사망을 직접 확인했다는 사실은 같은 진술이 아니지요. 각자가 알게 된 시점도 함께 적어 두어야 합니다.

 

의료기록의 표현은 작성한 시점과 대상을 확인하며 읽습니다.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 어느 때의 상태를 가리키는지, 출생 전 예상인지 출생 후 관찰인지 살펴야 합니다. 법률가는 의료적 평가를 임의로 대신하지 않으면서, 그 평가가 사건의 어느 사실에 연결되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기록이 부족하다면 없는 내용을 새로 만들어 끼우지 않습니다. 확인된 경과와 아직 알 수 없는 항목을 나누고, 그 공백 때문에 어떤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자료가 적은 상황에서는 결론을 크게 쓰기보다 확인할 질문을 정확히 좁히는 일이 도움이 됩니다.

 
사건의 단계법적으로 살펴볼 내용
분만 전 개입실제 행위와 당시 태아의 상태
분만의 진행규칙적 진통과 분만 개시 여부
살아서 출생이후 행동의 대상이 된 아이의 상태
출생 후 행동적극적인 행동의 내용과 당시 인식
사망 경과행동과 결과의 연결, 확인되지 않은 부분
 


 
Q.생존 가능성이 낮았다는 말만으로 결론을 낼 수 있을까요?
 

그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개한 판결에서도 생존 가능성에 관한 사정과 살아서 출생한 아이에게 이루어진 적극적인 행동을 함께 살폈습니다. 낮은 생존 전망은 현재의 생존 상태와 같지 않고, 이후 사망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를 자동으로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임신 주수나 몸무게에 관한 수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만으로 법률상 책임의 유무를 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의 설명에 확인되지 않은 생존율이나 주수별 기준을 덧붙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의학적 상태는 해당 사건의 자료로 확인하고, 그 자료가 어떤 행동과 어떤 인식을 뒷받침하는지를 살피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경찰조사를 앞둔 경우에는 혐의의 이름에 맞추어 기억을 재구성하기보다 본인이 실제로 한 행동과 당시 알았던 상태를 먼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사 단계에서 무혐의·불송치 가능성을 검토할 때도 적용 조항과 확인된 사실이 맞는지부터 점검합니다. 가족이 사건 경과를 묻는 상황이라면 직접 관찰한 내용과 의료진에게 들은 내용을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상담의 출발점이 됩니다.

 

변호사를 선택할 때는 형사전문이라는 명칭과 더불어 생명 침해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 수사 초기에 사실을 정리하는 방식을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형사전문변호사 김민수 변호사는 강력 형사사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행위 당시의 상태와 출생 후의 행동, 진술에 남은 시간 순서를 검토합니다. 낙태라는 말로 설명된 사건에서도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어느 행동이 문제 되고 어떤 사실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지부터 차분하게 짚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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