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시술의 최초 목적과 출생 뒤 행동을 나누는 시간의 경계

낙태 시술을 하려던 목적이 있었다고 해서 살아서 출생한 아이에게 한 후속 행동까지 낙태라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출생 전후에 행동의 대상과 상태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3도2780 판결은 이 구별을 읽을 수 있는 사건입니다. 여기서는 처음의 목적보다 사건을 시간 순서로 나누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1. 1.시술을 시작한 장면과 출생 뒤 장면을 분리합니다
  2. 2.하나의 목적이 모든 행동의 법적 의미를 정할까요?
  3. 3.판결을 네 장면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4. 4.과거 판례의 행위 구별을 읽기 위한 처벌 안내
  5. 5.상담에서는 ‘그다음’을 빠뜨리지 마십시오
시술을 시작한 장면과 출생 뒤 장면을 분리합니다
 

판례의 피고인은 산부인과 의사였습니다. 약물에 의한 유도분만 방법으로 낙태 시술을 했는데,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했습니다. 그 뒤 의사는 미숙아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하게 했습니다. 서로 이어진 경위지만 각 장면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는 다릅니다.

 

시술 단계에서는 유도분만의 방법으로 낙태 시술을 했다는 사실이 설명됩니다. 출생 단계에서는 살아 있는 미숙아라는 상태가 드러납니다. 이후 단계에서는 그 아이에게 약물을 주입한 행동과 사망이라는 결과가 연결됩니다. 처음 장면의 목적을 마지막 장면에까지 붙여 사건을 요약하면 이 변화가 읽히지 않습니다.

 

특히 ‘낙태 시술을 했다’와 ‘살아서 출생한 뒤 약물을 주입했다’는 문장은 같은 행동을 두 번 표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는 시술을 가리키고 다른 하나는 출생 뒤 별도의 행동을 가리킵니다. 기록을 정리할 때 각 문장에 들어 있는 시간대와 대상을 유지해야 법률상 쟁점도 빠지지 않습니다.

 


 
Q.하나의 목적이 모든 행동의 법적 의미를 정할까요?
 

처음부터 낙태를 하려 했다는 설명만으로 그 뒤 행동의 책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 판례에서 법원이 인정한 범의는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를 살해하려는 의사입니다. 의사가 최소한의 의료행위도 없이 적극적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이 그 판단에 포함됩니다.

 

이 대목은 ‘출생 뒤에 어떤 행동을 했는가’라는 질문으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시술의 이름이나 시작할 때의 목적을 반복해서 설명해도 후속 행동의 내용이 빠져 있으면 판례의 판단 이유를 해설할 수 없습니다. 행위자의 최초 목적과 실제로 이어진 행동의 경로를 나누어 적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출생 전의 경위가 모두 쓸모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 경위는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어 아이가 살아서 출생했는지 알려 줍니다. 다만 이후의 적극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자료로 필요한 만큼 사용해야 합니다. 앞부분의 사실이 뒷부분을 대신하도록 만들지 않으면 사건의 흐름과 개별 행위의 의미를 함께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판결을 네 장면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사건의 단계확인된 사실그 단계에서 읽을 내용
시술약물을 이용한 유도분만시작한 행위의 내용
출생살아 있는 미숙아 상태후속 행동 당시의 대상
출생 뒤염화칼륨의 적극적 주입새롭게 이루어진 행동
결과미숙아의 사망주입행위와 연결된 결과
 

표의 각 칸을 한꺼번에 ‘낙태 과정’으로 합치면 생존 상태의 변화가 사라집니다. 반면 단계별로 나누면 어떤 행동에 관한 판단인지 명확해집니다. 사건명보다 행동을 설명하는 동사가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시술했다, 살아서 출생했다, 주입했다, 사망하게 했다는 내용은 각각의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판례에 없는 대화나 의사의 해명, 가족의 의사까지 이 표에 채워 넣을 수는 없습니다. 시간 흐름이 정리되었다고 해서 빈칸에 들어갈 사실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을 설명할 때는 확인된 행동만 적고,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는 부분은 따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과거 판례의 행위 구별을 읽기 위한 처벌 안내
 

제269조 제1항과 제270조 제1항 중 의사 부분은 2021년부터 처벌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종전에는 각각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을 정했습니다.

 

이 사실을 전제로 과거 낙태 법리와 출생 뒤 행동에 대한 판례를 읽어야 합니다. 시술의 개념을 설명하는 문장을 현재 처벌의 결론으로 바로 쓰거나, 효력을 잃은 특정 조항의 사정을 출생 후 모든 행동에 대한 면책처럼 읽는 방식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금 어떤 행동의 법적 의미를 묻는지에 맞춰 질문을 구체화하십시오.

 

시간을 나누어 읽는다고 해서 몇 분 간격이어야 다른 행동이 되는지 숫자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례에서 확인되는 구분은 살아서 출생한 사실을 사이에 둔 시술과 후속 주입행위입니다. 구체적인 시각이나 간격이 설명되지 않았다면 분 단위 시간을 추정할 수 없습니다. 순서가 확인된다는 것과 정확한 시간이 확인된다는 것을 구별해야 경위를 사실대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그다음’을 빠뜨리지 마십시오
 

경위를 적을 때 첫 목적만 길게 설명하는 경우에는 출생 뒤 장면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과 같은 쟁점을 논의하려면 살아서 출생한 뒤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드러나야 합니다. 의료자료와 본인이 직접 아는 내용에서 각 단계가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가져와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이 확실한 시점과 기록으로만 알게 된 시점도 구별해 두십시오. 당사자가 직접 보지 못한 행동을 다른 사람의 말만으로 확정해서 적으면 자료의 성격이 흐려집니다. 이는 특정 진술 방법을 맞추라는 뜻이 아니라, 상담에서 사실의 근거를 밝혀 설명하자는 취지입니다. 사건을 판례와 똑같이 보이게 만들 이유는 없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변호사와 상담한다면 시술의 경위에 더해 살아서 출생한 뒤의 행동까지 시간 흐름대로 전달하시길 권합니다.

 

김민수 변호사는 형사전문 인증을 받은 변호사이며 살인사건·폭행치사 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낙태 사건의 수행 이력을 이 경력에 포함시켜 추정하지 말고, 자신의 쟁점과 닮은 사건을 직접 맡아 보았는지 물으십시오. 수사 초기에 어떤 기록과 진술을 놓고 후속 행동을 설명할 것인지 듣는 상담이 필요합니다. 시작의 목적과 이후의 행동을 모두 담은 경위가 그 논의의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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