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뉴스> 폭행죄, 접촉이 없어도 유형력으로 판단하는 기준
밀치거나 때려야만 폭행죄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원이 보는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상대방의 몸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신체에 물리적 힘을 미치는 행동이면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을 걷어찬 것처럼 거칠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사람의 신체를 향한 유형력이라고 보기 어려우면 폭행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폭행 사건은 상처가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힘이 향한 대상과 거리, 사용한 물건, 행동이 반복된 방식까지 순서대로 살펴야 합니다.

- 1.폭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사람의 신체입니다
- 2.닿지 않았는데도 폭행죄가 될까요?
- 3.물건을 찬 행동과 사람을 향한 힘은 구별됩니다
- 4.소리도 신체에 대한 유형력이 될 수 있나요?
- 5.폭행이라는 말은 범죄마다 같은 세기를 뜻하지 않습니다
- 6.위험한 물건은 이름보다 사용 장면으로 판단합니다
- 7.자동차는 이동수단이면서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 8.‘휴대’는 들고 보여 주는 행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 9.처벌 범위는 조문별로 한 번에 확인해야 합니다
- 10.폭행 뒤 결과가 생기면 죄명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 11.상습성은 횟수만 세어 정하지 않습니다
- 12.첫 조사 전에는 장면을 법률요건에 맞춰 나눕니다
- 13.변호사를 고를 때 사건 이름보다 경험의 내용을 보십시오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물리적 유형력을 행사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유형력은 신체적 고통을 줄 수 있는 물리력의 작용을 뜻합니다. 주먹이나 발로 실제 타격하는 전형적인 장면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손발이나 물건을 때릴 듯이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동도 상대방의 신체를 향한 물리력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 89도1400 판결은 피해자의 신체와 실제로 접촉하지 않았더라도 사람의 신체를 향해 물리적 힘을 행사했다면 폭행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기준에서 중요한 단어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입니다. 화가 나서 주변 물건을 세게 내려놓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폭행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동의 방향과 거리가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물리적 작용을 미쳤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현장 영상에서는 손이나 물건이 어디를 향했는지, 상대방이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동작이 한 번으로 끝났는지 계속 이어졌는지가 의미를 갖습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피해서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면 어떨까요. 접촉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자신의 차를 가로막은 피해자를 실제로 치지는 않았지만, 부딪칠 듯 자동차를 조금씩 전진시키는 행동을 반복한 사안에서 피해자에게 위법한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016도9302 판결입니다. 자동차가 몸에 닿았는지가 아니라, 피해자를 향해 움직인 차량이 신체에 현실적인 물리적 압박을 주었는지를 본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때릴 듯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고 던지는 행동도 접촉 전 단계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영역에 머물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혼자 물건을 흔든 경우처럼 신체를 향한 작용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모두 폭행으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영상의 한 장면보다 앞뒤 동작을 이어 보고, 힘이 누구를 향했는지 재구성해야 합니다.
대법원 83도3186 판결은 단순히 방문을 발로 몇 번 찼다는 사정만으로 폭행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행동이 거칠었다는 인상과 폭행죄의 구성요건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문에 가한 힘이 그 뒤에 있던 사람의 신체에 직접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지, 문을 통해 충격이나 위험이 전달되었는지 같은 연결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물건에 힘을 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힘이 사람의 신체를 향한 유형력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폭행죄의 폭행이 인정됩니다.
이 구별은 수사 초기 진술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문을 찼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람을 때리려 했다는 취지는 아니라면, 두 내용을 섞어 말하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피해자 쪽에서는 문이 열리거나 흔들리면서 신체에 충격이 전달된 사정이 있다면 그 부분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CCTV, 문과 사람 사이의 거리, 파손 흔적, 현장에 있던 사람의 진술을 맞춰 보면 행위의 대상을 훨씬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청각기관을 직접 자극하는 음향은 경우에 따라 유형력에 포함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고성이나 불쾌한 소리가 폭행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0도5716 판결은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전화로 고성을 내거나 전화 대화를 녹음해 다시 듣게 한 사안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청각기관을 자극해 고통스럽게 느낄 정도의 음향을 사용했다는 사정이 없다면 폭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전화 통화에서 목소리가 컸다는 진술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음향의 전달 방식과 강도, 사용한 기기, 청각기관에 미친 물리적 자극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말의 내용이 위협적이었는지는 다른 범죄 성립과 관련될 수 있지만, 폭행죄의 유형력 문제에서는 음향 자체가 신체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가 중심입니다. 통화 녹음은 발언 내용뿐 아니라 음량과 왜곡 여부, 재생 경위까지 원본 상태로 보존하는 편이 좋습니다.

법률에서 ‘폭행’이라는 단어가 나온다고 해서 언제나 같은 정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준강도죄에서는 체포나 재물 탈환을 막으려는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강간죄에서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가 문제 됩니다. 반면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강제추행에서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만큼 강력할 필요까지는 없고, 기습추행은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이 있으면 힘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물건에 대한 힘의 행사가 간접적으로 사람에게 향한 경우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다른 범죄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폭행죄 사건에서는 우선 형법 제260조가 말하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인지부터 보고, 다른 범죄와 함께 문제 된 경우에는 그 범죄가 요구하는 폭행의 수준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칼처럼 본래 위험해 보이는 물건만 특수폭행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2도2812 판결은 칼, 가위, 유리병, 각종 공구와 자동차뿐 아니라 화학약품이나 사나운 동물도 사람의 생명·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됐다면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물건의 제작 목적이 아니라 실제 사용 방식이 중심입니다.
반대로 성질상 위험한 칼도 통상 용법으로만 사용했고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신체의 위험을 느끼도록 쓰지 않았다면 언제나 위험한 물건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99도1496 판결이 제시한 방향입니다. 식칼을 빼앗은 뒤 칼날이 아닌 자루로 머리를 가볍게 친 사안, 당구큐대나 당구공으로 가볍게 톡톡 건드린 사안에서는 위험성이 부정됐습니다. 물건 이름만 적힌 고소장이나 진술서보다 크기, 무게, 사용 부위, 속도, 횟수와 당시 거리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수폭행죄의 ‘위험한 물건’은 물건의 명칭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구체적인 사용 방식에서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신체의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자동차 사건은 충돌했다는 결과만으로 특수폭행죄를 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07도3520 판결은 이혼 분쟁 과정에서 두 차량이 막 출발하는 낮은 속도로 충격했고 상해도 비교적 가벼웠던 사안에서, 사회통념상 생명·신체의 위험을 느끼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비해 운전 중 시비 뒤 피해자의 차가 따라오자 겁을 주려고 정차한 다음 약 5미터 후진해 피해 차량과 충돌한 사안에서는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2010도10256 판결입니다.
두 판단을 나누는 것은 자동차라는 공통 물건이 아니라 운전의 목적과 방식입니다. 정차 뒤 갑자기 후진했는지, 상대 차량과 사람의 위치는 어떠했는지, 속도와 거리는 어느 정도였는지, 충돌 직전의 움직임이 어땠는지를 영상과 차량 흔적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블랙박스 원본, 주변 CCTV, 차량 손상 부위와 현장 사진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섞지 않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는 말은 손에 들고 있었다는 뜻보다 넓습니다. 판례는 소지뿐 아니라 이용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봅니다. 견인료 납부를 요구하며 승용차 앞을 가로막은 사람을 앞범퍼로 들이받은 행위가 특수폭행죄로 판단된 것도 자동차를 범행에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범행과 무관하게 우연히 가지고 있었거나 거주지에 보관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범행에 사용할 의도 아래 소지하거나 몸에 지녀야 합니다. 사건 전부터 준비했을 필요는 없고 현장에서 그런 의도를 갖고 집어 든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 물건을 보여 주거나 휴대 사실을 알릴 필요도 없으며, 실제 사용까지 요구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사에서는 물건이 어디에 있었고 언제 손에 들어왔는지, 행동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시간 순서로 가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폭행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두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형법 제264조의 상습범은 해당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이 숫자들은 서로 다른 조문을 구별하기 위한 기준이므로, 결과가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폭행치사상 규정에 따라 적용 구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폭행 자체와 그 뒤의 상해 결과는 분리해서 보아야 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폭행으로 상해가 생겼다고 해서 언제나 특수상해죄의 예로 처벌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8도3443 판결은 특수폭행치상의 경우 형법 제262조, 제261조,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해 일반 상해죄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행위의 출발점이 특수폭행인지, 처음부터 상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결과와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어린아이를 업은 사람을 넘어뜨린 행위가 아이에게도 폭행이 되고 폭행치사죄까지 성립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72도2201 판결도 행위가 미치는 대상을 넓게 살핀 사례입니다. 눈앞의 상대방 한 명만 향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하기 전에 주변에 있던 사람과 그 신체에 미친 결과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습폭행의 상습은 반복되는 폭행의 버릇이나 경향, 즉 행위자의 특성을 말합니다. 대법원 2004도6176 판결은 연령, 성격, 직업, 환경, 전과, 동기와 수단, 방법과 장소, 이전 범행과의 시간 간격, 내용의 유사성 등을 살피도록 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신고가 있었다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또 형법 제264조에 열거되지 않은 재물손괴나 주거침입 전과까지 더해 폭행의 습벽을 인정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 2017도21663 판결의 취지입니다. 단순폭행과 존속폭행이 같은 폭행 습벽의 발현이면 법정형이 더 무거운 상습존속폭행죄 하나가 성립할 수 있고, 이때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7도10956 판결은 범행별로 따로 상습성을 판단하지 않고 포괄해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폭행 사건의 진술은 “시비가 있었다”는 한 문장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순서로 사실을 나누면 쟁점이 선명해집니다.
• 사람의 신체를 향한 동작이 있었는지
• 직접 접촉이 없었다면 거리와 방향이 어떠했는지
• 물건을 사용했다면 크기와 용법, 속도와 횟수가 어떠했는지
• 자동차라면 진행 방향, 거리, 충돌 지점과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 반복 행위라면 각 사건의 간격과 수법이 얼마나 비슷했는지
관련 영상은 편집본만 남기지 말고 앞뒤 시간이 포함된 원본을 확보해야 합니다. 블랙박스의 경우 충돌 전후 파일과 음성을 함께 보며, 전화 사건이라면 원본 녹음과 재생 경위를 확인합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행동은 새로운 오해와 분쟁을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고, 필요한 의사 전달은 절차에 맞게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폭행 사건은 한 장면의 해석이 죄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전문’이라는 명칭만 볼 것이 아니라 비슷한 형사사건을 변호사가 직접 수행했는지, 경찰 첫 조사 전에 영상과 진술을 어떤 순서로 검토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살인사건, 폭행치사 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그 경력을 현재 폭행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형사전문변호사는 사건의 경위와 진술, 영상·녹음·차량 자료를 살펴 폭행의 대상과 방법, 결과 사이의 법적 쟁점을 수사 초기에 정리합니다.
상담에서는 불리해 보이는 장면도 빼지 말고 보여 주는 편이 좋습니다. 인정할 사실과 다툴 부분을 처음부터 분리해 두어야 조사에서 설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접촉이 없었다는 사실, 물건이 있었다는 사실, 피해자가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각각 결론처럼 말하기보다, 그 사실이 어떤 법률요건과 이어지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폭행죄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