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뉴스> 유기죄, 보호할 의무와 방치의 책임을 읽는 순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대로 두었다는 말만으로 유기죄의 결론을 낼 수는 없습니다. 누가 그 사람을 보호해야 했는지, 어떤 보호가 필요한 상태였는지, 그 의무를 알면서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사망까지 발생한 사건이라면 방치와 사망의 연결도 따로 살펴야 하지요. 유기죄는 안타까운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하기보다 보호관계와 실제 행동을 차례로 읽어야 이해되는 범죄입니다.

 

 
  1. 1.유기죄가 지키는 것은 생명과 신체의 안전입니다
  2. 2.함께 있었으면 보호의무도 생기는 걸까요?
  3. 3.사실혼과 단순한 동거는 같은 관계가 아닙니다
  4. 4.계약서는 돌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의미가 있습니다
  5. 5.자리를 옮기지 않았어도 유기일 수 있습니다
  6. 6.결과를 알고 나면 당시의 인식도 같아 보일까요?
  7. 7.유기와 사망 사이에는 어떤 연결이 있을까요?
  8. 8.보호관계와 시간 흐름을 가지고 상담하십시오
유기죄가 지키는 것은 생명과 신체의 안전입니다
 

유기죄는 나이가 많거나 어림, 질병 그 밖의 사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유기함으로써 성립합니다. 여기서 요부조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이나 병명만 나열하기보다 그 사정 때문에 어떤 도움을 필요로 했는지를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보호하는 대상은 생명과 신체의 안전입니다. 기본적인 유기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설명됩니다. 실제 상해나 사망이 생겨야만 성립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불친절한 행동이나 관계의 단절이 모두 유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보호 없는 상태에 두어 생명·신체의 위험을 발생시키거나 증가시키는 행위가 문제됩니다.

 

유기죄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상태와 그 사람을 보호할 법률상·계약상 의무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도움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피해자의 상태를 설명하고, 보호의무는 행위자에게 요구되는 관계를 설명합니다. 한쪽이 확인되었다고 다른 쪽까지 채워진 것으로 읽으면 책임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집니다. 위험한 상황을 보았다는 말과 그 위험에 대해 유기죄상 보호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말 사이에는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본 유기와 유기치사를 구별할 때에는 위험에 관한 설명과 발생한 결과에 관한 설명을 나누어 읽으십시오. 기본형에서 실제 사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 사망 사건의 연결을 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유형이 묻는 사실이 다르므로 같은 방치라는 표현이 나오더라도 어느 판단을 설명하는지 밝혀야 합니다.

 

처벌을 한곳에 정리하면, 기본 유기죄의 법정형은 형법 제271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유기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제275조 제1항의 7년 이하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는 해당 유형의 법정형이며 특정 사건에서 실제 선고될 형을 미리 정한 수치는 아닙니다.

 
Q.함께 있었으면 보호의무도 생기는 걸까요?
 

같이 이동하거나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의무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76도3419 판결은 구조가 필요한 동행자와 일정 거리를 동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법률상·계약상 보호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상규상 보호책임을 곧바로 유기죄의 보호의무로 삼을 수도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단은 도움의 가치를 부정하는 말이 아닙니다. 형사처벌을 받는 주체가 누구인지 정할 때 조문이 요구하는 법률이나 계약의 근거를 유지하자는 뜻입니다. 도덕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평가를 그대로 형사상 의무의 근거로 바꾸지 않는 것이지요. 상담에서도 관계가 가까웠다는 설명에 머물지 말고 어떤 법률관계나 약정이 있었는지를 제시해야 합니다.

 

법률상 의무의 모습은 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해당 차량의 운전자에게 구호조치와 신고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부부 사이에 부양의무가 있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대법원 2000도1731 판결은 사고에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운전자의 구호의무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사고 책임과 사고 뒤 보호의무를 같은 질문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혼과 단순한 동거는 같은 관계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7도3952 판결은 사실혼 관계에서도 법률상 보호의무를 긍정합니다. 다만 같은 집에 살았다는 사정 하나로 사실혼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당사자에게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간헐적인 정교관계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여기서 혼인의 의사는 당사자가 어떤 관계를 이루려 했는지를 가리킵니다. 공동생활의 실체는 실제 생활이 부부의 생활로 평가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마음속 의사만으로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 것도 아니고, 주거를 공유한 외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의 관계를 어떻게 불렀는지와 실제 생활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읽어야 합니다.

 

이 판례를 모든 연인관계나 동거관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혼의 성립을 전제로 한 판단인 만큼 그 전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보호의무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판례의 설명과 맞지 않습니다. 법률혼인지 아닌지에 관한 한 가지 사실로 관계 전체를 압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는 돌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의미가 있습니다
 

유기죄의 계약상 보호의무는 간호사나 보모처럼 돌봄을 주된 급부로 삼는 계약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주된 급부는 계약에서 중심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내용입니다. 계약의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생명이나 신체를 배려할 부수적 의무가 생기는 경우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사상 보호의무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유기죄의 계약상 의무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을 안전하게 이행할 책임과 형사상 유기책임의 주체가 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계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족하고, 해당 관계에서 어떤 부조의무가 문제되는지까지 설명되어야 하지요.

 

대법원 2011도12302 판결에서는 주점에 손님으로 와서 수일 동안 한 끼도 먹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며 만취한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해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하게 한 사안이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주점 운영자가 피해자의 생명·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약상 부조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 유기치사죄를 인정했습니다. 손님이라는 명칭만 떼어 결론을 낸 사건으로 읽어서는 곤란합니다.

 

판례가 설명한 것은 그 관계에서 드러난 피해자의 상태와 계속된 방치입니다. 모든 음식점에서 모든 손님의 결과를 동일하게 책임진다는 일반 선언이 아닙니다. 돌봄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의무를 배제해서도 안 되지만, 거래가 있었다는 말로 모든 상황의 보호책임을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자리를 옮기지 않았어도 유기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유기를 어디론가 데려가 버리고 오는 모습으로 떠올리기 쉽습니다. 법률상 유기는 장소를 옮기는 행동과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 행동을 모두 포함할 수 있습니다. 현재 보호받는 상태에서 보호 없는 상태로 적극적으로 옮기는 것은 협의의 유기, 그대로 두고 떠나거나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는 것은 광의의 유기라고 설명합니다.

 

피해자가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생존에 필요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유기행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소의 이동은 행위 형태를 나누는 기준입니다. 생명·신체의 위험은 보호 상태를 읽는 기준입니다. 두 기준을 혼동하면 움직이지 않았으니 유기가 아니라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기 쉽습니다. 누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적는 데 더해 필요한 보호가 이어졌는지 중단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79도1387 판결은 사망 위험이 예견되는 딸에게 수혈이 최선의 치료방법이라는 의사의 권유를 생모가 종교적 신념이나 후유증 염려만으로 완강히 거부하고 방해한 사안을 다룹니다. 판례는 이를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위험한 장소에 두고 떠난 경우와 다름없는 것으로 읽었습니다. 치료행위에 관한 모든 의견 차이가 유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판례의 위험과 권유, 거부와 방해라는 구체적인 조건을 유지해야 합니다.

 


 
Q.결과를 알고 나면 당시의 인식도 같아 보일까요?
 

사건이 끝난 뒤 드러난 위험과 당사자가 그때 알고 있던 사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대법원 86도225 판결은 보호책임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그에 따른 부조의무를 해태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해태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인식의 대상은 유기죄라는 죄명 자체를 알고 있었는지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보호책임이 생기는 바탕이 되는 사실과 그에 따른 부조를 하지 않는 상황을 인식했는지가 문제입니다. 사후에 위험이 컸음이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행위 당시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적을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본인이 몰랐다고 말한다는 이유만으로 인식이 부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을 설명할 때는 직접 본 상태, 전달받은 내용,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을 분리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시점을 붙이면 무엇을 알고 행동했는지 묻는 질문이 분명해집니다. 결과에 맞추어 기억을 채우거나 당시의 말을 임의로 바꾸는 방식은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Q.유기와 사망 사이에는 어떤 연결이 있을까요?
 

유기 뒤 사람이 사망했다는 시간 순서만으로 유기치사 책임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67도1151 판결은 초대받은 손님이 청산가리 음독증세를 보였는데 즉시 치료받게 하지 않아 사망한 사안에서, 발견 당시 이미 치료가 불가능해 결국 사망하게 되는 상태였다는 점을 근거로 유기행위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

 

유기치사죄의 판단에서는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행동과 사망 결과가 법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상당인과관계는 결과를 해당 행위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연결인지 묻는 법률 용어입니다. 위 판례에서 중요한 시점은 피해자를 발견했을 때입니다. 그때의 치료 가능성에 관한 판단을 빠뜨리고 독극물 사건은 모두 연결이 없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의료수준에 관한 결론으로 옮겨 읽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판례에 확인된 당시 상태와 판단 범위 안에서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보호관계와 시간 흐름을 가지고 상담하십시오
 

유기죄 사건의 설명은 관계에서 시작해 상태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의무를 맡게 된 경위, 피해자에게 도움이 필요했던 사정, 본인이 이를 알게 된 때, 실제로 취하거나 취하지 않은 조치를 나누어 적으면 상담의 초점이 잡힙니다. 사망 사건에서는 발견과 방치, 이후 경과를 한 줄의 결론으로 합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에서 구별할 내용설명할 사실
보호관계법률상 관계 또는 계약의 내용
도움의 필요당시 피해자가 스스로 보호하기 어려웠던 사정
인식의 시점직접 알았던 사실과 나중에 들은 사실
유기의 형태보호 없는 상태로 옮겼는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결과의 연결상해·사망에 이르기까지 확인되는 경과
 

변호사 선택에서도 형사전문이라는 명칭과 실제 유사 사건 수행 경험을 함께 물어보십시오. 보호의무가 문제된 사건인지, 사망 결과와 행위의 연결이 문제된 사건인지에 따라 상담에서 듣고 싶은 경험의 내용도 달라집니다. 수사 초기에 경위와 진술, 자료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지를 살피는 편이 좋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형사전문변호사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살인사건·폭행치사 사건 및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력이 유기죄 수임 이력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사건과 닿는 경험을 확인하고 보호관계와 당시의 판단을 설명할 자료를 토대로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결과를 먼저 정해 두기보다 어떤 사실에서 책임이 생기는지부터 짚으면 불필요한 추측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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