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뉴스> 강제추행죄, 접촉의 힘과 성적 침해를 읽는 기준

강제추행 사건에서는 신체가 닿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어떤 힘이나 위협이 사용되었는지,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인지,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차례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접촉도 발생 경위와 관계, 구체적인 모습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사건의 앞뒤를 잘라 보아서는 안 됩니다.

 

 
  1. 1.강제추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2. 2.폭행·협박은 저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여야 할까요?
  3. 3.기습추행에서는 접촉 자체가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4. 4.어떤 접촉이 추행인지 맥락으로 판단합니다
  5. 5.피해자가 실제로 수치심을 느껴야 할까요?
  6. 6.보여 주는 행위도 장소와 지배 상황을 봅니다
  7. 7.몸에 닿지 않아도 미수가 될 수 있을까요?
  8. 8.여러 행동은 한 죄로 묶일까요?
  9. 9.처벌 기준과 초기 대응
  10. 10.판례는 행동의 이름보다 사실관계를 비교합니다
  11. 11.진술과 자료는 서로의 빈틈을 확인합니다
  12. 12.판결이 말하지 않은 범위도 지켜야 합니다
  13. 13.상담 전에 정리할 최소 사실
강제추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할 때 성립합니다. 여기서 추행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면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단지 불쾌했다는 평가만 묻는 것도 아니고, 특정 신체 부위에 손이 닿았는지만 기계적으로 보는 것도 아닙니다.

 

판단에는 피해자의 성별과 나이, 행위자와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장소와 시간, 구체적인 행동의 모습이 함께 들어갑니다. 대법원은 여성에 대한 추행에서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어깨나 허리처럼 일상적 접촉이 가능한 부위라도 맥락에 따라 추행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언제나 성적 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강제추행의 판단은 신체 부위의 이름보다 그 접촉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이루어졌는지를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Q.폭행·협박은 저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여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먼저 이루어지고 뒤이어 추행하는 유형에서도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만큼 강력한 힘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폭행의 경우 상대방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 협박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 고지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기준은 폭행·협박을 가볍게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전처럼 피해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할 수 있었는지를 중심에 놓으면 갑작스럽거나 짧게 끝난 성적 침해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힘의 크기만 재는 대신 접촉의 방식,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는지, 그 힘이 추행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저항이 완전히 제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습추행에서는 접촉 자체가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폭행한 뒤 별도로 추행하는 경우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갑자기 껴안거나 허리를 감싸는 것처럼 유형력의 행사 자체가 추행인 기습추행도 포함됩니다. 이때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가 없고,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다면 힘의 세고 약함을 따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8도2614 판결에서 함께 걸어가며 팔로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거나 강제로 손을 잡은 행위도 추행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접촉 시간이 길었는지나 상처가 남았는지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선택을 무시한 채 신체에 힘을 가했고 그 행위 자체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습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어떤 접촉이 추행인지 맥락으로 판단합니다
 

판례는 어깨를 주무르거나 얼굴을 들이밀어 비비고 귀를 만지는 행위, 다리로 양다리를 접촉하면서 팔로 목과 어깨를 감싸 안은 행위,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 등을 구체적인 상황에서 추행으로 인정했습니다. 연인관계에서 보복하려고 피해자의 입술·귀·유두·가슴을 입으로 깨문 사건도 성적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차량 안에서 운전 연수를 받던 사람이 지시대로 운전하지 못하자 화가 난 피고인이 오른쪽 허벅지를 한 차례 때린 사건에서 대법원 2024도3061 판결은 추행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비슷한 부위의 접촉이라도 목적과 경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은 허벅지를 만져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라, 객관적 행위와 함께 행위자의 인식과 의사를 입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접촉 부위 하나로 혐의를 확정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행동 전후의 말과 반복 여부, 관계와 현장 상황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Q.피해자가 실제로 수치심을 느껴야 할까요?
 

추행 행위는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대상자에게 실행하면 충분합니다. 피해자가 반드시 부끄러움이나 혐오감을 현실적으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적 수치심은 창피함으로만 나타나는 감정도 아니며, 분노·공포·무감각처럼 다른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도7538 판결은 처음 보는 여성 뒤로 몰래 접근해 성기를 드러내고 피해자 등 쪽에 소변을 본 사안을 다루었습니다. 행위 당시 피해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추행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이 말하는 범위는 명확합니다. 피해자의 즉각적인 감정 표현이나 현장 인식이 추행의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것이지, 피해자를 향한 객관적 성적 침해 행위까지 생략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여 주는 행위도 장소와 지배 상황을 봅니다
 

폐쇄된 엘리베이터에서 칼로 위협해 피해자들이 피하거나 외면할 수 없도록 한 뒤 자위행위를 보여 준 사례에서는 추행이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협박 뒤 성기를 노출해 보여 준 사안이라도 장소가 폐쇄된 곳이 아니고 피해자의 성적 결정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볼 사정이 부족했던 사건에서는 강제추행의 추행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두 사례의 차이는 노출 행위라는 이름에 있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현장을 벗어나거나 시선을 피할 수 있었는지, 행위자가 실력적으로 지배했는지, 성적 자유를 실제로 제한하는 방식이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판례의 결론을 다른 사건에 적용할 때는 이 전제까지 옮겨 와야 합니다.

 


 
Q.몸에 닿지 않아도 미수가 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17세 피해자를 뒤따라가 외진 곳에서 양팔을 높이 들어 갑자기 뒤에서 껴안으려 했지만 피해자가 돌아보며 소리치자 멈춘 사건에서, 대법원은 팔이 몸에 닿지 않았더라도 기습추행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보았습니다. 뒤에서 갑자기 껴안으려는 행동 자체가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인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접촉이 없었다는 사실은 기수인지 미수인지 가르는 데 중요하지만, 언제나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거리에서 어떤 자세를 취했고 무엇 때문에 행동이 중단되었는지가 실행 착수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Q.여러 행동은 한 죄로 묶일까요?
 

강제추행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행위마다 한 개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대법원 2024도3061 판결은 문제가 되는 각 행위마다 폭행 또는 협박, 추행행위,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연속된 행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부 하나로 보거나, 첫 행동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행동도 자동으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시간 순서에 따라 접촉을 나누고, 각 장면 앞뒤의 말과 행동, 상대방의 반응, 주변인의 위치를 별도로 정리해야 합니다. 여러 행위 중 일부만 다투는 사건이라면 어느 부분을 인정하고 어느 부분을 부인하는지 진술이 흔들리지 않게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벌 기준과 초기 대응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수치는 구성요건이 인정될 때 적용되는 법정형의 범위이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론을 미리 보장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초기 대응에서는 고소 내용과 자신의 기억을 억지로 맞추기보다 접촉별로 시간·장소·대화·행동을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CCTV가 있는 위치, 이동 동선, 사건 전후 메시지, 통화 내역, 동석자와의 관계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상대방에게 반복해 연락하면 오히려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전문변호사는 접촉 장면을 행위별로 나누고 폭행·협박, 추행의 객관성, 고의와 실행 착수 여부를 사건 자료에 맞춰 살핍니다.

 

변호사를 고를 때는 전문 명칭만 보지 말고 유사한 형사사건을 실제로 직접 수행했는지, 수사 초기 대응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살인사건·폭행치사 사건 및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강제추행 사건의 결과를 미리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 경위와 진술, 남아 있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상담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판례는 행동의 이름보다 사실관계를 비교합니다
 

판례를 찾을 때 자신에게 유리한 결론만 가져오면 적용 범위를 놓치기 쉽습니다. 운전 연수 사건에서 고의가 부정된 것은 허벅지가 추행의 대상이 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화가 나서 한 차례 때렸다는 진술과 다른 연수생에게도 보인 행동이 함께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부위를 쓰다듬은 사건과 비교하면 접촉 방법과 경위가 달랐습니다. 판결을 활용하려면 자신의 사건에서 같은 사실과 다른 사실을 나란히 적어야 합니다.

 

노출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폐쇄된 엘리베이터에서 흉기로 피해자들을 지배하고 피하거나 외면하지 못하게 한 상황과,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서 피해자의 성적 결정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볼 사정이 부족했던 상황은 같은 ‘성기 노출’이라는 표현으로 묶이지 않습니다. 법원이 결론을 가른 전제는 공간, 위협, 지배와 선택 가능성이었습니다.

 
진술과 자료는 서로의 빈틈을 확인합니다
 

당사자 진술에는 접촉의 시작과 끝, 방향, 반복 횟수와 중단 이유가 담겨야 합니다. 영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거리와 움직임을 보여 주지만 음성이 없거나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메시지는 사건 뒤 인식을 드러낼 수 있으나 접촉 순간을 직접 보여 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느 하나를 절대적인 자료로 보지 않고 서로 맞는 부분과 어긋나는 부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데도 조사 전에 완성된 이야기처럼 만들면 나중에 확인된 영상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객관자료에 보이는 행동까지 모두 부인하면 실제로 다툴 쟁점이 흐려집니다. 인정할 사실, 기억나지 않는 사실, 법적으로 평가가 필요한 사실을 나누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판결이 말하지 않은 범위도 지켜야 합니다
 

추행을 인정한 사례가 모든 비슷한 접촉을 유죄로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행이 부정된 사례 역시 같은 부위의 접촉에 면허를 주는 판결이 아닙니다. 각 판결은 제시된 사실과 증거 안에서 판단한 것입니다. 상담에서도 판례 이름을 늘어놓기보다 내 사건의 행동이 판례의 어느 전제와 닮았는지, 어디서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상담 전에 정리할 최소 사실
 

상담 메모에는 문제 된 행동을 한 문장으로 줄이지 말고 시작 시각, 장소, 접근 방향, 접촉 방법, 중단 계기와 사건 뒤 대화를 적는 편이 좋습니다.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그 사실이 법률상 추행인지 판단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기억과 자료의 범위를 먼저 확정하면 조사에서 불필요한 추측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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