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지 못했어도 강제추행죄일까요?
강제추행죄의 추행을 판단할 때 피해자가 현장에서 부끄럽다고 말했는지, 즉시 행동을 알아차렸는지만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실제 감정이나 즉각적인 인식을 추행의 필수 조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동이 대상자를 향해 실행되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 1.성적 수치심은 한 가지 감정이 아닙니다
- 2.현장에서 인식하지 못한 경우도 같을까요?
- 3.피해자의 반응은 아무 의미가 없을까요?
- 4.객관적 판단과 개인의 반응은 함께 있지만 역할이 다릅니다
- 5.인식하지 못한 사건에서도 대상성이 필요합니다
- 6.사후에 알게 된 경위를 확인합니다
대법원 2019도16258 판결은 성적 수치심이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가 분노하거나 얼어붙었고, 처음에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추행성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대법원 2015도7102 판결도 행위자가 대상자를 상대로 추행행위를 실행하면 충분하며, 그 결과 대상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반드시 실제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법이 문제 삼는 것은 감정의 성공적인 유발이 아니라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동입니다.

대법원 2021도7538 판결에서 피고인은 처음 보는 여성 뒤로 몰래 접근해 성기를 드러내고, 피해자를 향한 자세에서 등 쪽에 소변을 보았습니다. 법원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행위 당시 피해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추행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을 피해자와 무관한 곳에서 이루어진 모든 성적 행동까지 추행으로 넓히는 근거로 써서는 안 됩니다. 피고인의 행동은 특정 피해자를 상대로 뒤에서 접근해 실행되었습니다. ‘피해자를 상대로 한 행위’라는 객관적 방향성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을 놓치면 판결의 범위를 벗어납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피해자의 반응과 진술은 사건의 경위, 행동의 인식, 이후 상황을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울지 않았다거나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추행의 부존재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응이 늦은 이유, 언제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이후 누구에게 무엇을 말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피고인 입장에서도 ‘상대가 모른 것 같았다’는 말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누구를 향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행동이 성적 침해로 평가될 수 있음을 인식했는지가 문제입니다. 영상, 위치, 방향, 거리처럼 행위의 객관적 모습을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감정 표현은 증거의 하나이지만, 법정형이 적용되는 구성요건 자체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전문변호사는 감정 표현의 크기로 결론을 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향한 행위의 객관적 모습과 각 당사자의 인식을 자료로 확인합니다.
변호사 선택에서는 형사전문 인증뿐 아니라 비슷한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과 초기 진술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야 합니다.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살인·폭행치사·성범죄 사건 수행 경험이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즉각 반응 여부를 과장하지 않고 사건 경위와 영상, 사후 대화를 검토합니다.
객관적 추행성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그 행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묻습니다. 개인의 감정은 사건 이후 반응과 진술의 맥락을 이해하는 자료입니다. 피해자가 강한 혐오감을 말했다고 해서 객관적 행위가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며, 감정을 곧바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객관적 침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 때문에 피해자가 반드시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오해가 생깁니다. 대법원 2019도16258 판결이 밝힌 것처럼 이 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황해서 웃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반응도 그 자체로 동의나 허위 진술을 뜻하지 않습니다. 반응이 나온 상황과 시간차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1도7538 판결의 피해자는 행위 당시 등 쪽에서 벌어진 일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처음 보는 여성 뒤로 몰래 접근해 성기를 드러내고 피해자를 향해 소변을 보았습니다. 특정인을 상대로 한 행동의 방향과 객관적 성적 침해가 있었기에 인식 부재만으로 추행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잠든 사람이나 멀리 있는 사람에 관한 모든 행동을 이 판결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해당 판결이 인정한 구체적인 접근과 실행을 빼고 ‘몰랐어도 된다’는 문장만 남기면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넓힙니다.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나중에 영상을 보거나 제3자의 말을 듣고 행동을 알게 되었다면 그 시점과 경로를 기록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들은 설명과 실제 영상이 다르면 진술 형성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피고인 측 역시 피해자가 몰랐다는 사실만 강조하기보다 행동의 대상과 방향, 당시 인식을 설명해야 합니다. 수사에서는 감정의 크기보다 사실의 형성 과정을 차분히 살피는 편이 정확합니다.
피해자의 표현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며 시간이 지나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감정의 명칭보다 어떤 행동을 언제 알았고 그 뒤 무엇을 했는지 사실을 확인해야 합니다. 피고인도 피해자의 표정이나 신고 시점만 근거로 동의를 추정하지 말고, 자신이 향한 방향과 행동의 객관적인 의미를 설명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