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했지만 대화했다면 준강간은 성립하지 않을까요?

술에 취한 사람이 대화를 했다는 사실은 의식과 판단능력을 살피는 자료이지만 준강간을 곧바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말의 존재보다 대화가 실제 상황에 맞게 이어졌는지, 스스로 의사를 만들고 성적 행동에 대응할 능력이 남아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1. 1.대화의 내용과 시각을 확인합니다
  2. 2.의식상실이 아니어도 항거불능일 수 있습니다
  3. 3.행위자의 인식도 같은 시간대에서 봅니다
  4. 4.대화의 질을 살펴야 합니다
  5. 5.자동적인 행동 가능성도 열어 둡니다
  6. 6.대화가 끊긴 시점을 찾습니다
  7. 7.판례 기준에 맞춘 좁은 결론
대화의 내용과 시각을 확인합니다
 

한두 단어를 말한 것과 질문을 이해해 적절히 답한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술자리 초반의 대화가 자연스러웠더라도 몇 시간 뒤 상태가 같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메시지와 통화의 시각, 택시 탑승과 건물 출입 시간, 문제 된 행위 직전의 반응을 한 시간표에 놓아야 합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누구와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봅니다. 화면을 눌렀다는 사실만으로 복잡한 판단능력을 확인할 수는 없고, 긴 문장을 보냈다는 사실도 자동 전송이나 오타 여부 등 구체적 기록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의식상실이 아니어도 항거불능일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8도9781 판결은 피해자가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 형성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맞서는 저항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면 항거불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말을 했다’와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었다’는 같은 명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취한 상태의 모든 대화를 의미 없다고 처리해서도 안 됩니다. 스스로 목적지를 정하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황에 맞춰 행동했다면 그 사실도 평가에 들어갑니다. 법적 판단은 유리한 장면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 상태 변화 전체를 읽는 작업입니다.

 


 
행위자의 인식도 같은 시간대에서 봅니다
 

피고인은 상대방의 대화를 들었는지, 그 뒤 상태가 변하는 모습을 보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말했으니 괜찮았다는 결론보다 어떤 말이었고 그 말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밝히는 편이 정확합니다. 범행 뒤 알게 된 기억 공백을 당시 인식처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동석자도 자신이 떠난 뒤의 상태까지 추측하지 말고 직접 본 마지막 시각과 행동을 진술해야 합니다. CCTV의 음성이 없다면 입 모양만으로 대화 내용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9조는 준강간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준유사강간을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준강제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 법정형 적용 전 상태 판단에 쓰이는 하나의 자료입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형사전문변호사는 대화를 했다는 유무보다 내용과 시각, 그 뒤 상태 변화를 동선·통화·메시지 기록에 맞춰 살핍니다.

 

변호사를 고를 때에는 형사전문 인증 외에도 비슷한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했는지, 유리하거나 불리한 한 장면에만 기대지 않는지 확인하십시오.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살인·폭행치사·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습니다. 준강간 수임 이력을 꾸미지 않으며 전체 시간대를 검토한 뒤 상담 의견을 드립니다.

 
대화의 질을 살펴야 합니다
 

질문과 무관한 답을 반복했는지, 상대방을 알아보았는지,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이해했는지가 대화의 의미를 가릅니다. 짧게 ‘응’이라고 답한 장면과 목적지·결제·귀가 방법을 논리적으로 논의한 장면은 판단능력을 보여 주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영상에 입이 움직이는 모습만 있다면 대화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주변인이 들은 말을 확인하되 그 사람이 기억하는 정확한 표현과 해석을 구별해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대화했다’는 평가는 실제 문장과 반응 속도를 적은 뒤에 붙일 수 있습니다.

 


 
자동적인 행동 가능성도 열어 둡니다
 

익숙한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누군가 안내한 대로 걷는 행동은 복잡한 의사결정 없이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가능성만으로 모든 기록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행동 하나가 성적 자기방어 능력을 완전히 증명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반대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고 주변 위험에 대응한 행동이 확인된다면 판단능력에 관한 자료가 됩니다. 어떤 기능이 남아 있었는지 세분화해서 봐야 합니다.

 


 
대화가 끊긴 시점을 찾습니다
 

술자리 초반에는 긴 메시지를 보냈지만 숙박 장소로 이동한 뒤 반응이 사라졌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통화, 택시 하차, 건물 출입, 문제 된 행위의 시각을 연결하면 상태 변화의 경계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밤 전체에 확대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마지막 정상 대화 이후 상태 변화를 보지 못했다는 주장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같은 공간에 있었는지와 어떤 반응을 확인했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실제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은 같은 시간표 위에서 서로 다른 줄로 표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판례 기준에 맞춘 좁은 결론
 

대법원 2018도9781 판결은 의식이 완전히 끊기지 않았더라도 의사 형성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면 항거불능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대화했다는 모든 사건을 유죄로 보라는 뜻도, 대화가 있으면 항거불능이 아니라고 한 것도 아닙니다. 대화의 내용과 기능을 전체 상태 속에서 평가하라는 기준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대화 기록을 확보할 때 선택한 몇 문장만 남기지 말고 가능한 범위에서 전체 흐름을 보존합니다. 응답 간격이 갑자기 길어졌는지, 문장이 짧아지거나 맥락과 어긋났는지 시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타나 늦은 답장만으로 취약 상태를 단정하지 않고 다른 행동 자료와 맞춰 봅니다.

 

대화의 존재보다 그 대화가 보여 주는 기능을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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