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선배를 내세운 위계간음, 중요한 동기는 어디서 갈렸을까요?

누군가와 헤어질까 두려워 성관계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그것을 진정한 동의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감정만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미성년자 위계간음에서는 두려움이 어디에서 생겼는지, 행위자가 어떤 거짓 상황을 만들었는지, 그 상황이 성적 선택의 중요한 동기였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1. 1.가상의 인물이 만든 선택 조건
  2. 2.‘중요한 동기’는 무엇을 뜻할까요?
  3. 3.이별이 두려우면 언제나 위계일까요?
  4. 4.인과관계를 기록으로 설명하는 방법
  5. 5.중요한 동기와 하나뿐인 동기는 다릅니다
  6. 6.사칭한 두 역할의 대화를 합쳐 읽습니다
  7. 7.판례가 말하지 않은 범위까지 넓히지 않습니다
가상의 인물이 만든 선택 조건
 

대법원 2015도9436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피고인은 14세 피해자에게 고등학교 2학년인 ‘갑’이라고 소개하고 채팅으로 교제했습니다. 이어 자신을 따라다니는 여자를 떼어내기 위해 피해자가 자신의 선배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요구를 거부하면 ‘갑’과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피고인은 선배로 가장해 성관계를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상의 선배는 단순한 별명이 아니었습니다. 피고인은 두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상황을 만들고, 피해자가 원한 교제의 지속을 특정 성관계와 연결했습니다. 피해자는 사실이 아닌 조건을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였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변호사는 겉으로 표시된 승낙만 보지 않고, 그 승낙을 끌어낸 조건이 사실이었는지와 누가 그 조건을 만들었는지를 짚습니다.

 

형법상 미성년자·심신미약자에게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이나 추행을 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이 규정의 위계를 판단할 때에는 단순히 마음이 흔들렸다는 사정과 행위자가 조성한 오인을 이용당한 사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Q.‘중요한 동기’는 무엇을 뜻할까요?
 

사람이 성적 행위를 결정할 때에는 여러 이유가 섞일 수 있습니다. 법이 말하는 중요한 동기는 말 한마디가 오직 하나의 원인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거짓된 사정이 성적 행위를 받아들이는 데 실질적인 이유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사실을 알았다면 같은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전원합의체는 오인의 대상이 성적 행위 자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성적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나 그 행위와 결부된 대가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상의 선배 사건에서는 교제 관계를 지키기 위한 조건이라는 오인이 성관계의 동기로 작동했습니다. 그래서 표면적인 수락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지하고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Q.이별이 두려우면 언제나 위계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제 연인 사이에서 이별을 언급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 판례와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에는 가짜 신분, 존재하지 않는 선배, 허위의 문제 상황, 관계를 유지하려면 제3자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연속되어 있었습니다. 행위자가 만든 오인과 그 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사건에서는 말의 정확한 내용이 중요합니다. 누가 먼저 이별을 이야기했는지, 제3자가 실제 존재한다고 믿게 한 자료가 무엇인지, 성관계 요구와 관계 유지가 어떤 문장으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적인 압박과 위계의 경계는 추상적인 인상보다 실제 대화에서 드러납니다.

 
인과관계를 기록으로 설명하는 방법
 

대화를 날짜별로 배열한 뒤 각 시점의 인식을 적어보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누구라고 알았는지, 선배 이야기를 들은 뒤 무엇을 믿었는지, 요구를 거절하면 어떤 일이 생긴다고 생각했는지, 결정을 내린 직전 어떤 말이 오갔는지 나눕니다. 사진이나 계정 프로필이 거짓 인물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원본 상태를 보존해야 합니다.

 

피의자에게도 같은 순서가 필요합니다. 가상의 인물을 왜 만들었는지, 상대방의 오인을 알고 있었는지, 성관계 요구와 연결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사실대로 정리해야 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대화만 지우거나 피해자에게 해명을 요구하면 다른 쟁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해자 역시 상대방과 직접 진술을 맞추려 하지 말고 자신이 당시 믿었던 내용을 독립적으로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중요한 동기와 하나뿐인 동기는 다릅니다
 

피해자가 성관계를 받아들인 이유가 하나뿐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교제에 대한 애정, 상대방의 설득, 이별에 대한 걱정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판례가 보는 것은 허위 상황이 하나뿐인 이유였는지가 아니라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이었는지입니다. 그렇다고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는 말만으로 바로 중요성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거짓 조건이 없었다면 결정을 달리했을 가능성과 당시 표현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를 묻습니다. 가상의 선배가 실제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인지, 관계가 끝난다는 설명 때문인지, 다른 압박이 있었는지 나눠야 합니다. 피의자도 상대방이 거짓을 믿는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고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사칭한 두 역할의 대화를 합쳐 읽습니다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인물로 말한 사건에서는 각 계정의 대화를 따로 보면 기망 구조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갑’ 역할이 문제 상황을 만들고 ‘선배’ 역할이 이를 실행하는 방식이었다면 두 흐름을 같은 시간축에 놓아야 합니다. 피해자가 어느 시점까지 둘을 별개 인물로 알았는지도 표시합니다.

 

이 과정은 거짓을 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용된 오인의 범위를 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판례의 사실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제3자를 만들어 넣어서는 안 됩니다. 존재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 그 불확실성 자체를 기록한 뒤 객관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판례가 말하지 않은 범위까지 넓히지 않습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은 미성년자의 모든 연애 관계를 위계로 본 것이 아닙니다. 또 이별에 대한 걱정이 있는 모든 성관계를 범죄라고 선언한 것도 아닙니다. 행위자가 거짓 상황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성적 자기결정을 왜곡한 구체적 사실을 판단했습니다. 적용 범위를 지키는 것이 피해 주장과 방어 주장 모두에 중요합니다.

 

변호사를 알아볼 때에는 전문 분야 명칭에 더해 비슷한 성범죄 사건의 직접 수행 경험과 수사 초기 자료 검토 방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김민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 인증을 받았고, 실제 성범죄 사건도 직접 맡아 수행했습니다. 가상의 인물, 교제 관계, 성관계 요구가 얽혀 있다면 사건 경위와 진술, 원본 대화를 가지고 상담해 중요한 동기와 인과관계를 차분히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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