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으로 오게 한 거짓말이 위계간음으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

거짓말로 미성년자를 여관까지 오게 한 뒤 성관계가 있었다면 누구나 위계간음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장소로 유인한 거짓과 성관계를 결정하게 한 거짓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02도2029 판결을 이해하려면 “왜 그 장소에 갔는가”와 “왜 성관계를 받아들였는가”를 두 단계로 나누어야 합니다.

 

 
  1. 1.남자를 소개한다는 말과 여관 방문
  2. 2.여관이라는 장소가 결론을 정할까요?
  3. 3.전원합의체 판결과 모순되는 것은 아닐까요?
  4. 4.어떤 기록이 두 단계를 가를까요?
  5. 5.성관계 제안이 처음 나온 시점을 찾습니다
  6. 6.성적 목적과 위계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7. 7.부정된 판례도 사건 대응에 중요한 이유
남자를 소개한다는 말과 여관 방문
 

2002도2029 사건에서는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를 여관에 오게 한 뒤 성관계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정만으로 위계에 의한 간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이 피해자의 이동을 이끈 원인일 수는 있어도, 곧바로 성관계를 결정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위계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간음죄에서 위계가 성립하려면 그 오인과 성관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장소에 도착했다는 중간 결과만으로는 그 연결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변호사는 만남을 성사시킨 말과 성적 행위를 선택하게 한 말을 분리해, 각각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확인합니다.

 

형법 제302조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미성년자나 심신미약자를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무거운 처벌이 가능한 만큼 구성요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인 사실로 확인해야 합니다.

 


 
Q.여관이라는 장소가 결론을 정할까요?
 

장소 자체가 위계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여관, 주거지, 차량처럼 성적 행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떠오르는 장소라 해도 피해자가 그곳에 가게 된 이유와 성관계를 받아들인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반적인 장소에서 만났더라도 성적 행위의 중요한 동기를 거짓으로 만들었다면 위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에서는 장소의 성격만 강조하기보다 도착 전후에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상대방이 만남의 목적을 물었는지, 성관계 제안이 언제 처음 나왔는지, 제안을 거절하거나 망설인 표현이 있었는지, 새로운 거짓 조건이 제시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Q.전원합의체 판결과 모순되는 것은 아닐까요?
 

2015도9436 전원합의체는 위계의 대상이 성적 행위 자체뿐 아니라 동기나 대가에 관한 오인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2002도2029 판결의 사안이 자동으로 위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를 소개한다는 거짓말이 성관계의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는 연결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원합의체가 넓힌 것은 판단 가능한 오인의 대상입니다. 인과관계를 없앤 것은 아닙니다. 동기에 관한 거짓이라도 성관계를 선택하게 한 중요한 이유여야 하고, 행위자가 그 오인을 만들어 이용해야 합니다. 이 두 판결을 함께 보면 위계의 범위와 한계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Q.어떤 기록이 두 단계를 가를까요?
 

만남을 제안한 메시지와 장소를 정한 대화, 도착 후 성관계가 언급된 시점, 피해자의 반응을 순서대로 배열합니다. 소개받을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갔다는 점과 실제 성관계 제안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별도로 적어야 합니다. 만남 전 이미 성관계를 조건으로 한 말이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합니다.

 

피의자가 “스스로 왔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발적인 이동이 성관계에 대한 자발적인 결정과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속아서 갔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성관계에 대한 위계가 바로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쪽 모두 이동과 성적 선택 사이의 사실을 빠짐없이 설명해야 합니다.

 


 
성관계 제안이 처음 나온 시점을 찾습니다
 

여관에 가기 전부터 성관계가 명시적으로 논의되었는지, 도착한 뒤 처음 제안되었는지는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만남 전에는 소개받을 사람에 관한 말만 있었고 현장에서 별개의 제안이 나왔다면, 최초 거짓이 성적 결정을 직접 이끌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관계가 처음부터 허위 소개의 조건으로 포함되어 있었다면 다른 검토가 필요합니다.

 

통화로만 대화해 문구가 남지 않았다면 통화 시각과 직후 메시지, 당시 메모를 통해 순서를 확인합니다. 녹음이 없는데 정확한 표현을 단정하지 말고 각자가 기억하는 범위를 표시해야 합니다. 장소 예약 시각과 이동 기록도 대화의 선후를 맞추는 보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성적 목적과 위계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피고인이 처음부터 성관계를 원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피해자의 오인을 이용했는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목적은 행위자의 내심에 관한 것이고, 위계는 상대방의 인식을 그릇되게 만들고 이용하는 수단에 관한 것입니다. 두 질문을 나눠야 판결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짓 유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도 아닙니다. 만남의 경위는 이후 행위를 평가하는 배경 자료가 됩니다. 다만 위계간음의 결론을 내려면 성적 행위와의 연결을 추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기록에서도 ‘유인’, ‘도착’, ‘제안’, ‘결정’을 한 문장에 뭉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된 판례도 사건 대응에 중요한 이유
 

범죄 성립을 부정한 판결은 모든 유인 행위를 가볍게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해당 구성요건에서 어떤 연결이 부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후 다른 강제나 별도의 거짓이 있었는지는 별개로 확인해야 합니다. 판결의 결론만 인용해 사실관계 전체를 지워서는 안 됩니다.

 

대화 삭제나 선택적 캡처는 시간 순서를 흐릴 수 있습니다. 기기에 남은 원본, 통화내역, 이동 시각을 보존하고 기억나는 사실과 기록으로 확인된 사실을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연락해 기존 말을 정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변호사를 고를 때에는 전문 명칭만 보지 말고 유사한 성범죄 사건을 실제 직접 수행했는지, 만남과 성적 행위 사이의 대화를 조사 전에 어떻게 분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 인증을 갖춘 김민수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을 실제로 수행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여관 방문의 경위와 성관계 전후 기록을 함께 검토하는 상담을 통해 위계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범위를 정확히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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