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묻는 말과 단정하는 말, 명예훼손 고의가 갈리는 지점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질문했을 뿐인데 명예훼손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질문형 문장이라고 언제나 처벌을 피하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이름이 언급됐다고 모두 사실 적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무엇을 사실로 전제했고 어떤 의도로 상대방에게 확인했는지가 중요합니다.

- 1.질문의 형식보다 전달된 의미를 봅니다
- 2.명예훼손의 고의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 3.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은 어떻게 볼까요?
- 4.전파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따로 봅니다
- 5.질문을 받은 상대방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 6.출처를 밝힌 질문도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 7.조사 전에는 질문과 답변을 나눕니다
“그 사람이 돈을 횡령했다던데 맞나요?”라는 문장은 물음표로 끝나지만, 듣는 사람에게 횡령 소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달합니다. 반면 출처나 내용을 전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처음 확인하는 질문은 의미가 다를 수 있습니다. 법원은 문언과 전후 맥락, 대화가 벌어진 상황을 전체적으로 살핍니다.
대법원은 불미스러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표현이 나온 경우, 곧바로 명예훼손의 고의나 사실 적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려는 목적과 소문을 확산하려는 목적을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성범죄변호사는 물음표 유무보다 질문에 포함된 전제 사실과 출처, 같은 말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했는지를 대화 전체에서 찾습니다.
형법 제307조의 법정형은 진실한 사실 적시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 적시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명예훼손죄에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인식 아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큼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한 사람에게 말해 공연성을 전파 가능성으로 인정하려면, 전파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받아들이는 미필적 고의도 있어야 합니다.
• 진위 확인: 답을 얻기 위해 필요한 상대에게 물었는지
• 전언형 질문: 이미 사실인 듯한 기초 내용을 포함했는지
• 반복 질문: 여러 사람에게 같은 소문을 옮겼는지
• 대응 과정: 피해를 막거나 절차에 대응하려는 말이었는지
• 공개 질문: 단체방·게시판에서 불필요하게 범위를 넓혔는지
질문 직후 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했다면 확인 목적이라는 설명과 어긋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 담당자나 사건 당사자에게 필요한 범위에서 물었다면 그 경위가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누군가 “그 소문이 사실이냐”고 물어 답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대답의 범위와 표현을 봅니다. 질문받은 내용을 확인해 주는 데 그쳤는지,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사회적 평가를 더 떨어뜨렸는지, 다른 사람도 듣는 자리였는지가 중요합니다.
침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화가 시작된 경위는 자발적으로 소문을 퍼뜨린 경우와 구별되는 자료입니다. 수사기관은 한 문장만 보지 않고 누가 먼저 어떤 질문을 했으며 답변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 2020도11004 판결은 친밀한 사적 관계뿐 아니라 조직의 업무상 사실 확인 과정, 상대방의 가해에 대응하는 과정, 수사·소송의 공방 중 나온 발언에서는 전파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 용인을 신중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적인 절차에 말했다는 이유로 항상 공연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한 목적과 범위를 세밀하게 봐야 합니다.
같은 질문을 단체 채팅방에 올린 경우에는 참여자 수와 구성, 재전달 가능성이 문제 됩니다. 개별 상담이나 신고 창구에 보낸 경우에는 비밀 유지와 처리 목적이 중심이 됩니다. 전달 방식이 바뀌면 고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을 확인할 권한이나 정보를 가진 사람에게 물었는지, 전혀 관련 없는 지인에게 소문을 반복했는지는 목적을 판단하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회사의 감사 담당자에게 내부 비위 여부를 묻는 말과 단체방에서 여러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는 말은 공개 범위도 다릅니다.
질문 상대가 피해자 본인이라면 제3자의 인식 여부를 별도로 봐야 합니다. 피해자에게만 보낸 메시지를 피해자가 스스로 공개한 경우, 최초 발언의 공연성은 쉽게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동 계정이나 여러 사람이 보는 기기였다면 수신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사용 환경을 확인합니다.

“누가 그러더라”라고 출처를 붙여도 구체적 사실을 전달하는 효과는 남습니다. 출처가 공신력 있는 자료인지, 단순 소문인지, 질문자가 내용의 진위를 의심했는지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출처와 의문을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사람에게만 확인했다면 고의를 판단하는 데 반영될 수 있습니다.
대화 중 상대방이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준 뒤에도 같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반복했다면 이후 인식은 달라집니다. 최초 질문과 반박 이후의 발언을 시점별로 나누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 된 대화에서 질문 문장, 답변, 추가 설명을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해 보면 어느 부분이 사실 적시인지 드러납니다. 음성 대화라면 기억나는 표현과 녹음으로 확인되는 표현을 구분해야 합니다. 나중에 문장을 더 순화해 다시 작성하지 말고 원문을 보존합니다.
변호사 선택에서는 전문 명칭 외에 유사한 형사사건의 직접 수행 경험과 조사 전 진술 정리 방식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 인증을 받은 김민수 변호사는 살인사건·폭행치사 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직접 수행했습니다. 질문을 하게 된 이유, 대화 상대, 반복 전달 여부를 자료와 함께 검토하는 상담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