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침해죄에서 알려진 정보와 취득 경위를 구별하는 기준
상대방이 내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어떻게 알았는지가 가장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아는 내용이 확인되었다는 것과 그 내용을 알아낸 경위까지 확인되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비밀침해죄를 살펴볼 때도 결과만으로 출처와 방법을 한꺼번에 설명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자료가 무엇을 말해 주는지, 정보를 아는 상태와 기록의 내용을 알아낸 행동을 어떻게 나누어 설명할지 살펴보겠습니다.

- 1.같은 내용을 안다고 출처까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 2.판례가 나누어 읽도록 하는 세 가지 사실
- 3.경위에 관한 설명은 어디서 왔을까요?
- 4.자료가 설명하는 범위를 상담에서 짚습니다
어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말은 알고 있는 내용에 관한 설명입니다. 그 정보가 어떤 기록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기록은 어디에 저장되었는지, 내용을 알게 된 방법이 무엇인지는 별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구별은 특정한 다른 취득 경위를 상상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만으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는 의미입니다.
정보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다면 우선 그 일치 자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 자료에 취득 경위까지 드러나 있는지는 다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자료를 두고 내용의 동일성과 출처의 동일성을 모두 확인했다고 생각하면 설명이 실제보다 앞서갈 수 있습니다. 자료에 적힌 사실과 그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이 추측한 부분을 나누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정보를 알아낸 사람의 행동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습니다. 아직 모르는 경위가 있다는 설명과 특정한 경위가 없었다는 설명은 다릅니다. 알고 있는 범위를 밝혀 두면 남은 질문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모르는 부분을 임의의 장면으로 메우기보다 상담에서 논의할 내용으로 남겨 두십시오.


대법원 2021도8900 판결에서는 피해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피해자의 노트북 컴퓨터에 전자방식으로 저장된 기록으로 설명됩니다. 법원은 이를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기록의 존재와 저장 상태가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단지 누군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말만 제시한 설명과는 구별됩니다.
또 판례는 그러한 기록이라도 봉함 기타 비밀장치가 없는 것을 기술적 수단으로 알아냈다면 전자기록등내용탐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내용을 알아낸 방법과 기록의 보호 상태가 각각 등장합니다. 따라서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결과만 이야기하고 기록의 존재나 보호 상태를 생략해서는 이 기준에 맞춘 검토가 어렵습니다. 질문을 몇 단계로 풀어야 합니다.
첫째는 어떤 내용이 기록으로 존재했는지입니다. 둘째는 그 기록이 어떤 보호 상태였는지입니다. 셋째는 그 내용을 알아낸 행동과 경위가 무엇인지입니다. 셋을 분리한다고 서로 관계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확인된 사실을 연결할 때 어느 부분에 공백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의 연결을 설명하는 일과 공백을 추측으로 채우는 일은 다릅니다.

누가 한 말을 자신이 직접 들었다는 설명과 그 말에 담긴 행동을 직접 보았다는 설명도 구별해야 합니다. 어떤 말을 들은 사실은 설명할 수 있어도 그 말의 내용 전체를 직접 확인한 사실처럼 옮기면 진술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비밀침해 사건에서는 저장 상태나 기술적 방법을 전해 듣는 경우에도 이 차이를 분명히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담 전 메모에서는 다음 항목을 각각 적어 볼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이 알고 있다고 확인한 내용.
•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위.
• 문제 된 기록의 저장 위치에 관해 직접 아는 사실.
• 내용을 알아낸 방법에 관해 확인된 말이나 자료.
• 확인한 사실과 아직 추측에 머무는 부분의 경계.
이 목록은 판례에 없는 사건을 재구성하기 위한 틀이 아닙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기록을 접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그 점을 밝히고, 별도로 확인되는 자료가 있으면 그 자료가 설명하는 부분을 적으면 됩니다. 모든 칸을 채워야만 상담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결론을 먼저 적은 뒤 그 결론에 맞는 경위를 덧붙이지 않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비밀침해의 피해자 또는 행위자라고 정해 놓고 설명하면 모르는 부분도 단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확인된 결과와 그 결과에 이르는 경위를 나누어 말하면 사건의 쟁점을 논의할 여지가 더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결과를 가볍게 보자는 말이 아니라 결과가 말해 주는 범위를 지키자는 뜻입니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확인했는지도 경위의 설명과 연결됩니다. 자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된 때와 상대방이 정보를 알게 된 때를 같은 때로 적으면 사건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뒤의 시점을 모른다면 모른다고 남겨 두십시오. 결과를 발견한 장면은 분명하게 설명하되, 직접 보지 못한 취득 장면까지 그때의 일로 옮겨 쓰지 않는 것이 정확합니다.

형법 제316조의 비밀침해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제2항 내용탐지에도 같은 범위가 적용됩니다. 개별 사건의 성립 여부를 논의하려면 그 수치에 앞서 어떤 기록과 행동을 말하는지 드러나야 합니다. 정보가 알려졌다는 결과만으로 검토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의 전문 분야를 살피면서 유사한 형사사건을 실제 직접 맡아 본 경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에서 직접 아는 사실과 전해 들은 사실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물어보십시오.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전문 인증을 받은 김민수 변호사와 상담하며 자신의 설명에서 직접 아는 사실이 어디까지인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형사전문변호사에게 비밀침해의 경위를 들려줄 때에는 알고 있다는 결과와 알아낸 방법 중 확인된 부분을 나누어 이야기하십시오.
지금 알고 있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셔도 됩니다. 정보의 일치가 확인되지만 그 경위는 모른다면 두 부분을 나누어 설명하십시오. 사건의 진행 경위와 진술, 관련 자료를 놓고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